정희원 교수가 꼽은 저속노화 모범생은 100세의 행복 1화 주인공 김형석(105)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였다.
정 교수는 김 교수의 아침 식단을 ‘영양적으로 아주 훌륭한, 저속노화 식단의 표본’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지난 4월 본지 인터뷰에서 평생 우유 반 잔, 호박죽 반 접시, 계란 반숙, 찐 감자, 드레싱 없는 야채 샐러드, 제철 과일을 먹었다고 밝힌 바 있다.
100세 인생
365일 동일한 아침 식단을 먹어도 괜찮을까? 정희원 교수는 “영양적으로 완벽한 식단을 매일 반복하는 것은 ‘결정 피로’를 줄이고 건강한 선택을 자동화하는 매우 강력한 전략”이라고 답했다.
식단은 물론 독서와 운동 등 생활 습관, 성장을 추구하는 인생 철학까지 김형석 교수는 저속노화 이론의 표본과도 같다고 놀라워했다. 정 교수는 “이중에서도 가장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은 바로 평생에 걸친 지적 활동”이라고 꼽았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서울 서대문구 자택에서 글을 쓰고 있다. 김종호 기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서울 서대문구 자택에서 글을 쓰고 있다. 김종호 기자.
김형석 교수는 지금도 읽고, 쓰고, 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이 ‘뇌가 늙지 않는 비결’이라고 볼 수 있을까?
꾸준한 독서, 집필, 강연 활동은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을 쌓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인지 예비능은 뇌에 어느 정도 손상이 있더라도 기능적 저하를 막아내는 뇌의 저항력을 말한다. 복잡한 정신 활동은 뇌의 신경세포들 사이에 새로운 연결망을 만들고 기존의 연결을 강화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강력한 ‘항치매’ 전략이다. 김형석 교수는 이런 평생에 걸친 뇌 고생을 통해 건강 자산을 키워 성장하는 삶을 만들었다.
김형석 교수님이 매일 밥 말아 드신다는 ‘최애반찬’ 나박물김치가 건강에 좋다면, 어떤 이유에서일까?
나박물김치는 발효 식품으로서 장 건강에 유익한 프로바이오틱스를 함유하고 있다. 게다가 주재료인 무 등은 비타민과 섬유질의 좋은 공급원이다.
국에 밥 말아먹는 것은 안 좋다는데, 사실일까?
국물 요리가 많은 한식은 나트륨 함량이 높은 편이다. 매 끼니 짜고 시원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습관은 고혈압, 신장 질환,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저작 활동이 줄어들고 음식물이 빠르게 위장으로 넘어가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한다. 이는 당뇨병 환자나 위험군에 특히 해롭다.
김 교수님은 매일 나박물김치를 밥에 말아 드셨다고 한다.
다만, 김형석 교수님은 이미 100세가 넘었다. 적당한 나트륨 섭취, 충분한 열량 섭취를 통해 체액량을 보존하고 근육량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래서 너무 이런 것까지 자제할 필요는 없다. 지금처럼 충분히 뭐든 다양하게 잘 드시는 것이 좋다.
김 교수님은 저녁을 7시 반 이후 가급적 늦게 드신다고 하는데, 공복 시간을 길게 갖는 게 좋다는 요즘 상식과 달라서 의아했다.
공복 시간은 인생의 때(생애주기)에 따라 목표가 달라진다. 젊은 사람은 공복이 길면 노화가 지연되는 등 건강에 좋다. 그러나 노년에 접어들면 촘촘하게 자주 음식을 섭취해 근육이 빠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김 교수님은 일과 중 하루 2번 이상 간식과 3번의 낮잠을 꼭 챙긴다 했다. 낮잠이 노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노년기에는 야간 수면의 질이 떨어지기 쉽고 아침에 일찍 깰 가능성이 높다. 짧은 낮잠은 인지 기능, 기분, 각성 수준을 높이는 데 좋다. 이상적인 낮잠은 20~30분 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