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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근철 난인의 詩> 숲
기사입력  2019/06/07 [12:29]   육근철 공주대 명예교수

 

 

인터넷蘭신문 '난과함께'는 한국의 역사와

애란인의 역사를 기록 보존합니다.

 

▲ 제주산수국 자생지 사려니숲길     ©김성진

 

     숲

                               -   육근철   -

       

누구의

혼령이든가

점박이

자작나무

 

육근철 시인의 신작 ‘설레는 은빛’에 수록된 모든 시는 15자 넉줄 시로 구성돼 있다. 넉줄 종장 시는 시조의 종장인 3-5-4-3 형식을 따르고 있다. <편집자주>

 

숲속의 신사.

훤칠한 키에 말쑥하게 차려입은 자작나무. 그 노신사도 그랬다. 

비 뿌리는 삼월 어느 날, 통근 버스에 올라타 두리번거리는 시선에 창가에 홀로 앉아 있는 흰 머리 노신사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마치 자석에 끌리듯 걸어가 그 노신사 옆에 앉았다. 그리고 우리는 눈인사를 나누었다. 그 인연으로 우리는 가끔 만나 담소를 나누며 차를 마시는 사이가 됐다. 

 

백발의 머리, 하얀 눈썹의 그 노신사는 자작나무처럼 위엄이 있었고 귀티가 났다. 그런 그 노신사가 어느 날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부음을 받았다. 숲 속 외딴 집 마당 한 가운데에는 자작나무 화톳불이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타고 있었다. 마치 ‘그대 내 목소리 들리시는가?’ 라고 속삭이듯......

 

백화(白樺)

 

빙어빛

자작나무 숲

반짝이는

그리움

 

자작나무에 기대어 서면, 더불어 숲이 될 수 있을까?

빙어빛 자작나무 숲에 들어갈 때면 자작나무 기둥에 기대어 상념에 젖어보곤 한다. 나무는 살아있는 부처다. 

 

언제나 그 자리에 서서 살아갈 길을 인도해주는 스승이듯. 사람들에게 햇볕을 가리는 그늘을 주고, 산소를 제공해준다. 또한 죽어 선 기둥이나 가구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무가 부처라면 숲은 절이다. 시(詩)의 한자 구조를 보면 말씀 언(言)변에 절 사(寺)이듯 시는 깨달음의 말, 오도송(悟道頌)이어야 한다.

 

나무는 움직이지 못하지만 말없이 바깥일을 나뭇결 파동으로 기록을 해 논다. 마치 우리가 CD 판에 음악이나 영상을 기록하듯 물결무늬 파동 형태로 자신의 일생을 기록해 둔다. 우리가 나무의 언어인 나뭇결무늬 파동을 해석하지 못할 뿐...... 

<gdyuk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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