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명명 등록에 대한 제언(2/2)
● 등록기구에서는 보다 심도 있는 심의가 필요하다.
등록기구에서 보다 신중하게 등록품을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추가자료를 요구해서라도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등록이 되어야 할 것이다. 품격이 떨어지는 난의 등록, 국적불명의 난을 한국춘란으로 등록, 인공교잡종을 야생원종으로 등록, 이중등록, 포토샵을 한 사진으로 등록 등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등록의 귄위를 해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등록이 단순히 이름을 지어주는 의미, 즉 산에서 내려온 개체 하나하나에 그냥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라면 몰라도 공인된 기관에서 원예성을 인정해주고 공식적인 이름을 부여해주는 의미이기에 더욱 그렇다.
● 난에 서열과 등급을 매기는 일은 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동안 몇 번의 명감이 만들어지고 등록품이 책으로 출판되었다. 난을 품급을 정해 서열을 매기는 일은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보아진다. 난은 자연의 예술품이고, 난인 각자의 예술적 취향이 다르다. 수많은 요인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몇몇 사람의 시각으로 객관적인 기준을 찾기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난인들에게 맡겨두는 것이 옳은 일이다.
실제로 명감의 서열이 난인들의 생각과 부합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고, 현실 판도와도 거리가 있다. 일본에서 그러한 명감을 만들게 된 것도 소위 원로라는 사람들의 의도가 숨겨진 제국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본다. 난인들의 다양한 개성과 감각이 고식화되고 일본 난계가 활동력을 잃는 데 일조했을 것으로 보아진다.
● 유전자 검사를 통해 DNA 염기서열과 배체수를 보존해야 할 것이다.
현재 난계에는 품종의 진위 여부 논란과 교잡종에 대한 말들이 많다. 현재 난인들이 순수춘란으로 알고 있는 것 중에도 교잡종이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다. 동양란의 경우 원종상태로 보존하는 것이 원칙이나 교잡종도 우수한 난은 그것대로 보존 ·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배체수 검사를 통하여 교잡종(3배체, 4배체, 8배체 등)은 원종(2배체)과 구분 관리함으로써 시비와 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춘란도 우수 품종의 경우, 차후 세계유전자은행(Gene Bank)에 등록하는 문제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난을 등록할 때(이미 등록한 난을 포함)는 유전자 검사를 통하여 DNA 염기서열과 배체수를 보존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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